며칠 전 지난 글에서는 자동차 업체에서 차량을 개발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의 승차감 관련 평가 항목 및 평가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후속으로 자동차의 조정안정성 즉, 핸들링(Handling) 성능 관련한 시험 평가 항목 및 평가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차량의 핸들링 성능은 운전자에게 운전의 재미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을 하면서 차량에 대한 믿음 관련한 심리적 안정감 또는 자신감도 줄 수 있는 중요한 성능 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차량의 핸들링 성능은 그 자동차 회사의 기술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부터 어떤 평가 항목이 있고 평가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스티어링(Steering) 관련 성능 평가
온 센터 필 평가(On Center Feel)
쉽게 얘기해서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 중앙에 위치해 있을 때의 느낌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직진 주행 시 스티어링 휠을 직진 위치로 잘 유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중앙 위치(On Center) 위치를 벗어나려고 할 때 스티어링 휠로 느껴지는 힘의 증가로 인한 정보가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정도를 평가합니다. 즉 운전자가 인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이 평가는 마른 노면에서만 시험합니다.
조향 응답성 평가(Response)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에 인풋(Input)을 주었을 때 반응하는 차량의 응답 정도를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정해진 시험 방법은 없으며 일반도로에서 60~100 Km/h 또는 100~150 Km/h의 속도로 주행하면서 스티어링 휠에 인풋을 주었을 때 이에 대한 응답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너무 느리면 스티어링 정확도가 좋지 않으며, 너무 빠르면 장시간 주행 시 운전자가 피로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이 시험 또한 마른 노면에서만 시험을 합니다.
주차 시의 스티어링 휠에 작용하는 조작력 평가 (Steering Effort in Parking)
주차 시에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에 작용하는 조작력(Effort)을 평가하는 시험 항목으로, 건조한 아스팔트에 차량을 정차시키고 스티어링 휠을 양쪽으로 끝까지 돌려가면서(Lock to Lock Turn) 스티어링의 조작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작력이 작으면 좋은 것으로 평가하며, 스티어링 휠을 양쪽으로 끝까지 돌릴 때, 돌리는 각도에 따른 조작력의 변화가 없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행 시의 스티어링 휠에 작용하는 조작력 평가 (Steering Effort in Driving)
말 그대로 일반 주행 시 스티어링 휠에 작용하는 조작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거우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합니다. 일반 도로에서 스티어링 인풋(Steering Input)의 크기 및 속도를 변화해 가면서 평가를 합니다.
스티어링 복원 성능 평가 (Steering Returnability)
운전자가 스티어링 인풋(Input) 후 스티어링 휠이 다시 작진 방향으로 되돌아오는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차량을 주차시킬 때와 같이 아주 저속에서는 한쪽 방향으로 끝까지 돌린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놓았을 때 스티어링 휠이 직진 방향으로 다시 풀리면서 되돌아오면 됩니다. 또한 40~60 Km/h 속도에서는 약간의 오차 범위 내에서 약 +-10도 근처로 다시 스티어링 휠이 리턴(Return)되어야 하며, 80~100 Km/h 속도로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스티어링 휠을 손으로 약간 마찰을 준 상태에서 과도한 수정 없이 직진 상태로 리턴되어야 좋습니다. 이 시험 또한 마른 노면에서만 시험을 합니다.
스티어링 피드백 평가 (Steering Feed Back)
노면 상태 및 차량의 상태가 스티어링 휠을 통해서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스티어링 조작력(Steering Effort) 및 온 센터 필(On Center Feel)과 관계가 깊으며 좋은 스티어링 피드백(Steering Feed Back)이란 노면의 마찰 또는 차량의 횡가속도의 변화가 운전자에게 잘 전달되는 것입니다. 보통 특별한 시험 방법은 없으며 숙련된 드라이버에 의해 주관적으로 평가됩니다.
핸들링(Handling) 관련 성능 평가
차량의 직진 성능 평가 (Straigt Ahead Stability)
차량의 직진 성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거의 최고 속도 주행이 가능한 직선 코스에서 시험을 하게 됩니다. 고속 주행을 하면서 차량이 얼마나 직진 상태를 유지하는지를 평가합니다. 직진 주행 중 직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인풋(Input)을 가해야 하거나, 운전자의 아주 미세한 1~2도 정도의 스티어링 인풋(Steering Input)이나 도로 노면의 인풋에 차량이 반응하거나 스티어(Steer) 되면 이 성능은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주행 중 스티어링 휠에서 잠깐 손을 떼어도 차량이 옆으로 쏠림 없이 직진 상태를 유지하여야 좋은 직진 성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롤 제어 성능 평가 (Roll Control)
운전자가 차량의 롤(Roll)을 제어할 수 있는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보통 마른 노면에서만 시험을 하며 차선 변경(Lane Change)나 코너링 시 발생되는 차량의 롤(Roll)의 크기 및 롤이 발생하는 속도를 평가하게 됩니다. 롤(Roll)이 작고 운전자에게 적당한 속도로 발생하고 다시 복원되어야 좋습니다.
요우 안정성 평가 (Yaw Stability)
요우(Yaw)는 차량의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 시 관성에 의해 발생하는 차량 좌표계에서 Z 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차량이 주행 중 요우(Yaw) 운동이 어느 정도 안정한가를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운전자가 어느 정도의 스티어링 인풋(Steering Input)을 주고 유지하였을 때 계속하여 요우(Yaw)가 증가하지 말아야 하며, 운전자가 차선 변경 완료 시 요우 중심(Yaw Center)의 이동이 빠르거나 운전자에 근접하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운전자가 스티어링 인풋(Steering Input)에 따른 요우 응답(Yaw Response)을 예측 가능하면 좋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 시험 또한 마른 노면에서 시험합니다.
코너링 시 안정성 평가 (Cornering Stability)
코너에서 파워 체인지시 요우 안정성 (Power Change in a Curve)
직경 190m의 원형 주행 시험로에서 평가를 합니다. 여러 속도에서 시험을 하게 되는데, 일정한 속도로 원을 돌다가 갑자기 엑셀레이터 페달을 떼고, 이때 스티어링 휠은 처음의 각도로 유지시킨 채 차량의 운동을 평가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차량은 선회 반경이 줄어드는데, 이때 매우 천천히 선회 반경이 줄어드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이때 차량이 스핀 아웃(Spin Out)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풀어야 하는 경우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 밟는 순간 원형 코스 바깥으로 나갔다가 다시 안쪽으로 들어오는 운동을 보이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코너링 과정 중 제동시 요우(Yaw) 제어 평가 (Braking in a Curve)
이 시험도 직경 190m 정도의 원형 주행 시험로에서 평가합니다. 차량을 최대 코너링 속도 보다 약간 낮은 속도로 주행하면서 엑셀레이터 페달을 급하게 밟습니다. 이때 스티어링 휠의 각도는 그대로 유지하고 차량의 운동을 평가합니다. 이 평가 또한 차량의 스핀 아웃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수정하게 되는 경우는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 평가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으므로 숙련된 드라이버에 의해 평가하게 됩니다.
횡 그립력 평가 (Lateral Grip)
이 성능은 코너링 시 최대 횡방향 가속도(g)가 높을수록 좋으며, 스티어링 휠에 작고 빠른 인풋을 주었을 때 후륜의 옆방향 미끄럼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코스로 잘 따라오는 지를 평가합니다.
횡풍에 대한 민감성 평가 (Cross Wind Sensitivity)
차량이 횡풍으로 인한 주행 방향의 변화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날 고속으로 주행하면서 평가하거나, 대형 트럭을 80 Km/h 이상으로 추월하면서 차량의 횡풍에 대한 민감도를 평가하게 됩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자동차의 조정안정성, 핸들링 성능을 평가하는 항목과 평가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자동차의 승차감과 조정안정성(Ride & Handling)은 어느 정도 반비례의 관계가 있습니다. 승차감(Ride Comfort)을 향상하고자 관련 튜닝(Tuning)을 조금 소프트(Soft)하게 설정하게 되면 조정안정성(Handling)에서 불리하고, 반대로 조정안정성을 향상하고자 조금 하드(Hard)하게 튜닝을 하게 되면 승차감이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에서는 차량을 개발할 때 고객의 소리(VOC)나 경쟁차량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개발하고자 하는 차량의 특성 및 타깃을 먼저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게 승차감과 조정안정성(Ride & Handling)을 적절히 매칭하여 차량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그 회사의 기술력이 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 여러분들이 자동차의 승차감과 조정안정성 (Ride & Handling)에 대한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자동차 승차감(Ride)을 결정하는 요소 및 관련 시스템에 대하여